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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익성펀드는 어디가고 헛물만 켜는 검찰과 언론

기사승인 2019.09.22  05: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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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충북 음성군 삼성면 익성 본사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물품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조국 펀드라고 알려졌던 사모펀드 코링크PE의 실제적 주인은 익성이란 자동차부품 제조회사라는 사실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알게 된 상황이다.

코링크 설립의 주체도 초기 투자도 대주주도 모두 익성이란 건 검찰과 호흡을 맞췄던 언론들이 애써 외면하던 중 일반 시민들이 SNS 등에서 <코링크=익성> 관계도표까지 만들어가며 공유중이다.

익성 서울 사무실에 익성 회장은 물론, 코링크 등 관련사와 조국 장관 5촌 조카인 조동범의 사무실까지 모두 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건 JTBC가 얻어 걸린 듯 밝혀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이 후 익성은 철저히 숨었다. 검찰도 익성 회장 등을 수사했음에도 그냥 돌려보냈다. 

익성을 파다보니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와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거나 익성을 건드려선 안될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아직은 거기까지 짚고 넘어가고 싶진 않다.

검찰은 이후에도 조국 장관 일가가 마치 코링크를 주도해 펀드를 통해 떼돈을 벌어들이려 했을 거란 그림을 그려가며 엉뚱한 곳에만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 왔다.

익성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익성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청원에까지 이르자 검찰은 그제야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코링크-익성 관계도/페이스북 팩트체커 박지훈님 제공

하지만 그것도 딱 거기까지다 언론도 조용하다. 검찰로부터 던져 받은 게 없는 듯 이제는 조 장관 아들의 문제와 웅동학원 문제까지 들고나오니 대체 이 수사가 어디로가고 있는 건지 국민들은 혼란하기만 하다.

검찰이 신들린 듯 벌인 수사들 중 최근 들어 완전히 조용해진 곳이 있다. 웰스씨앤티 관급공사 수주 의혹이다. 

당초에는 조국 장관이 특혜를 주었네, 기술표준을 웰스에 유리하게 해줬네 하면서, 심지어는 국토부까지 압수수색을 하는 요란을 떨었다. 웰스가 국토부에 납품이라도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 생난리를 쳐놓고 언론플레이조차 전혀 없이 조용하다. 코링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관계사 대표들의 녹취를 통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조국은 모른다"였다. 

대신 '투자 받은 돈은 익성 회장 줬는데 왜 자꾸 조국을 거론 하냐'고 여러 차례 불만도 늘어놨다고 한다. 

당초 이 전화 녹취록은 조범동이 해외 도피생활 당시 투자업체인 웰스씨앤티 최 모 대표에게 전화해 입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라며 언론에 공개된 대화 내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대화 내용을 들여다보면 조 장관 연루는커녕 최모 대표는 '조 장관과 왜 엮으려하냐'는 불만을 반복해 털어놓으니 검찰로서도 대략난감이었을 거란 추정이 가능하다. 

검찰이 조 장관을 이 펀드와 엮으려고 했던 또 다른 것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가족이 투자했던 펀드가 '블라인드 펀드'로 알고 있었다는 조 장관의 발언을 뒤집으려 했던 게 검찰의 의도였으나 이 마저도 팩트에 맞지 않는다.

2017년 11월 3일 한국경경제에 게재된 코링크 이상훈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 쟁점의 펀드가 '블라인드펀드'라고 하면서 자세히 소개한 내용도 나온다. 

<한경기사: 현재 청산이 진행중인 '레드코어밸류업1호'를 포함해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그린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블라인드 펀드)' 등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운용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펀드를 조성한 이후 투자 대상을 모색,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의 펀드를 말한다.>


한마디로 조국 펀드 누명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근거다. 문제는 이 같은 팩트들은 언론들이 애써 다루지 않고 아예 외면해 버린다. 검찰도 이 부분은 흘리다 만 듯하다.

그러던 중 KBS가 21일 저녁 [단독] "5촌조카, 정경심에 '2차전지 공장 가보자'".."단순 투자자 아냐"라는 제목을 달고 검찰발 기사를 내보냈다.

(완쪽부터) 21일자 [단독]보도 KBS, SBS

이 기사는 조국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가 문제의 펀드 운용사 코링크PE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일반 시민 전문가들이 아래와 같이 조목모목 반박한다.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정 교수에게 일가의 투자금과는 무관한 코링크의 '2차 전지' 공장에 함께 가보자고 제안했다는 거고 최소 '단순 투자자는 아니라는 정황'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라는 거다.

이 역시 말이 안 되는 정황으로 억측에 가까워 보인다. 조범동이 정교수에게 WFM 공장을 가보자고 했으나 정교수는 거절했다. 그러니까 정교수가 코링크를 소유한 정황이다?

기사 내용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2018년 1월, 조범동이 제한하자 정 교수는 거기까지 가기는 힘들다며 실제 건설 현장은 가지 않았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조범동과 정교수 사이의 이 대화는 쉽게 이해가 된다. 집안에서 자산가로 알려진 정교수에게서, 조범동은 블루코어펀드 10.5억 외에 돈을 더 뜯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번 성공적으로 돈을 뜯어내봤으니 정교수를 이른바 호구로 잡은 거다. 즉 펀드 투자를 더 팔려고, WFM 공장까지 가자는 제안을 했을 거란 얘기다.

심지어 이런 장면은 기획부동산에서 자주 등장한다고 꼬집기도 한다. 기획부동산 업자가 멋모르는 투자자에게 투자가치 높은 좋은 땅 나왔으니 지방 어디에 같이 가자고 유혹한다.

일단 따라가면, 절반은 넘어가서 투자가치도 없는 조각 지분 땅을 바가지 쓰고 사게 된다. 다단계 업체도 마찬가지로 일단 따라갔다가 절반 이상이 거기에 넘어가 옥장판 팔고 다니게 된다.

KBS에 뒤질세라 이날 저녁 SBS도 경쟁적으로 검찰발 [단독]을 하나 내놨다. "정경심-WFM 계약엔 '이익 나면 성과급'..경영 손댔나"라는 기사다.

정 교수가 영어교육사업을 하는 WFM과 월 200만원 자문료를 받는 것 외에, WFM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그 증가액의 20%까지 성과급을 받는 계약을 했다는 거다.

하지만 성과급 받는다고 경영진은 아닌 거 아닌가. 계약직 외판 사원 수준의 월 200만원 조건이니 플러스알파 성과급 계약을 하는 건 일반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그만큼 WFM의 경영상태가 안 좋았다는 것이고 200만원에 정교수를 끌어들인 것조차 조범동이 WFM을 보여주며 정교수로부터 추가 투자를 더 받아내려는 '작업'으로도 보인다.

원래 영어교육사업이 주업이던 WFM(옛 에이원엔)에서 경영상황도 매우 안 좋은데 갑자기 강사도 아니고 자문위원이 왜 필요하겠나.

즉 WFM 자문위원 위촉 자체가 정교수에게서 추가 자금을 뜯어내려는 '투자유치' 떡밥 활동이었을 거란 얘기다. 

공영방송 언론이라면 아무리 검찰이 흘려주는 단맛에 익숙했다해도 이런 언론플레이를 하면 안된다. 어떻게 언론사가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일에 합을 맞추는가 말이다.

지금 나오는 검찰발 언론플레이 중 상당수가 얕은 수의 연속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이른바 전문 팩트체커들이 언론의 허술함을 조목조목 파헤쳐 논리적 허구성을 파헤치고 있다는 걸 일부 기자들도 알고 있다고 한다. 

소위 주류 언론이라는 일부 매체의 경우 이런 지적이 나올때마다 슬그머니 기사가 수정되고 삭제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된다고 하니 언론의 자존심은 이미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면 검찰이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쓸 수 있는 모든 카드, 좋은 카드든 나쁜 카드든 다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검찰과 언론의 대대적인 공세도 이제 2개월이 다 돼간다. 그간 검찰과 언론, 자유한국당에 지친 시민들은 급기야 21일 주말을 맞아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3만여명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21일 서울 서초구 검찰청 앞에서 열린 6차 검찰개혁 촛불집회 현장/포커스데일리

시민들은 촛불집회에서 '검찰 개혁 이뤄내자', '공수처를 설치하라', '정치검찰 물러가라', '자한당을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검찰이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 "언론의 왜곡 편파적 보도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대검찰청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고 지나던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호응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집회 참가자들은 다음주말엔 10만 이상이 모여 결의를 보이자며 다음 촛불 집회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제 검찰이 익성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경심 교수를 소환해 투자 배경과 펀드 운용 개입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만 외치고 있다.

이제 검찰이 칼날을 그만 거두고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혐의가 있으면 있는 대로 기소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할 때가 온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국민들이 지쳐간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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