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기자수첩] 민경욱 전희경, 아무나 국회의원하는 요지경 세상

기사승인 2019.09.29  21:03:56

공유
default_news_ad2

- 서리풀 축제 참가자 제외해도 170~190만명
'검찰개혁' 본질 무시하고 정쟁만 일삼는 행태는 비판받아야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누에머리다리에서 서초역사거리까지 촛불을 들고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2019.09.28 /이성수 독자제공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지난 28일 서초동 검찰청 일대를 뒤덮은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가 인원을 두고 말들이 많은가 보다.

민주당이 동원한 관제데모 였느니 주최 측이 발표한 200만명이 조작이니 등등 주로 한국당 주변 인사들이 흘리고 보수라 표방하는 언론들이 기다렸다는 듯 받아 써댔다.

검찰 개혁과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수많은 함성에 적지 않게 놀라긴 놀랐나 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후 최대규모의 거리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무엇을 외쳤는지 본질 보다보다는 지엽적인 꼬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걸 보니 한편으론 찌질해보이기도 하다.

여러 망언 중 가장 으뜸은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다. 그는 같은당 민경욱 의원과 함께 촛불문화제의 참가자 규모가 현실보다 크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면서 참가 시민들을 모욕했다.

현직 대변인 전희경은 '정신 나간 이들'이라 했고 전 대변인 민경욱은 '좌좀'이라고 막말을 뱉어냈다. 한마디로 이날 촛불 든 시민들이 정신이 나간거고 좀비였다는 얘기다.

일단 이들의 막말이야 한두 번이 아니라 일일이 지적하고픈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전직 언론인 출신 민경욱에 대한 지적은 참다못해 가끔 기자수첩 등을 통해 꼬집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현장 취재를 통해 '기레기'소리까지 들어가며 시민들의 울분을 들어야만 했던 기자 입장에서 이들의 배설에 가까운 막말만큼은 따끔하게 지적해줘야 할 것 같다. 

이들이 참가 인원수가 허수라 지적했던 근거가 바로 같은 날 인근에서 열렸던 서초구청 주최의 서리풀 축제란다.

민경욱은 29일 페이스북에 북한 열병식 10만명과 교황 방한 17만명, 나치당 뉘른베르크 당대회 70만명 사진과 함께 촛불문화제 사진을 올리면서 '좌좀들 150만명'이라고 썼다.

그는 "서리풀 행사를 그냥 찜쪄먹으면서(서리풀 행사 참가자들까지 촛불문화제 참가자로 둔갑시켰으면서) 뭐? 150만?"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같은 당 전희경은 전날 페이스북에 촛불문화제 참가자 규모와 관련한 서초구청의 트윗을 올리면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를 '정신나간 이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무렴, 대한민국에 정신나간 이들이 그리 많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오죽하면 서초구청에서 이렇게 호소하겠나. 제발 사실을 제대로!"라고 적었다.

서초구청은 트윗을 통해 '서리풀페스티벌 폐막이 오후 2시부터 예술의전당부터 서초역 사거리까지 열리고 있다'면서 '일부 대검 촛불집회 참가자와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보도해달라'고 이례적으로 촉구했다.

서리풀축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 맞는 음악축제로 서초구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막 이후 총 27만명이 찾았다 한다.

촛불집회가 열린 폐막 행사엔 10만여명이 몰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200만명이니 10만명을 빼준다해도 190만명이 참가한 셈이 된다. 

그러다보니 '그래 넉넉하게 서리풀축제 개막이후 총 27만명이 참가했다니 30만이라 치고 넉넉하게 인심 써서 30만이라하고 그래도 170만명이 검찰개혁 외친거네'란 비아냥이 나온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지난해 열린 서리풀 축제는 서초구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9일간 총 참여 인원이 7만명이라고 한다. 

폐막날만 따지면 아무리 많이 잡아봤자 2~3만명이다. 지난해 7만명 왔던 축제가 갑자기 올해 27만명이나 몰렸다니 거참 그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한국당 소속이다. 어째 이것도 좀 냄새가 나긴 나지만 말이다.

이날 검찰 개혁을 바라는 참가자들은 반포대로 서초역∼서초경찰서 인근 누에다리, 서초대로 서초역∼교대역 구간 등 총 1.6㎞에서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진실 보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검찰개혁 촛불집회 주최 측은 이날 오후 9시 이날 낮부터 밤까지 집회에 참석한 연 인원이 200만명이라고 했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는 평일에 집회가 열리지 않았고 대구, 광주, 부산, 제주 등 지방에서 상경집회 참가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집회 시작 전인 오후 5시 무렵부터 서초역 출구부터 줄을 서서 이동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주최측이 공지한 7번 출구에는 다른 출구를 안내하는 안내문도 결렸다.

이날 경찰은 참석 인원이 몰리자 반포대로 8차선 양방향 전 차로를 통제했다. 집회 시작 시점에는 주최 측에서 "50만 명이 모였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추산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서리풀축제 폐막제나 북한 열병식 같은 행사는 일정 시간 동일 장소에 집약해 인원이 모이지만 이날 촛불집회는 낮부터 밤까지 거의 하루종일 이어졌다. 

실제로 이날 집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 오후 8시쯤엔 서초역 사거리부터 반포 4거리까지 반포대로 8차선 대로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에 다녀갔던 참가자를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시민들은 검찰청 주변의 이면도로와 골목에까지 모였다. 토요일 저녁임에도 평소와 달리 주변 커피숍과 식당들에 손님들이 넘쳐나 되돌아가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많은 인파가 일시에 몰리자 카카오톡,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등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하철역사가 붐벼 일부 시민들은 인근역을 이용하기도 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2019.09.28 /이성수 독자제공

유튜브 등엔 인근 주민들이 아파트에서 촬영한 영상들이 속속 올라오며 믿기지 않는 집회 광경들도 접할 수 있다.

MBC는 29일 전녁 드론 항공촬영 영상을 통해 박근혜 탄핵 당시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당시와 비교하며 수많은 참가자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전희경은 29일 페이스북에 "믿고 싶은 대로, 내가 정하는 대로, 100만 200만 외치면 떡 하니 기정사실로 보도하는게 말이 되는가?"라고 물으며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참 이상한 요지경 세상. 몰이성의 아수라장"이라고도 했다. 

이를두고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은 절박한 심정에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정신 나간 사람, 몰이성이라 했다는 데 분개하고 있다. 

중요한 건 검찰개혁이 시급한 문제로 부각됐음에도 제1야당 대변인이 참석인원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니 참 저질스럽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전희경 의원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참 이상한 요지경 세상이다. 몰이성의 비정상적인 사람도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하는 구나..."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최신기사

ad38

인기기사

ad39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3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