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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인터뷰②] 호사카 유지 "아베와의 주권전쟁…영혼 팔면 파멸"

기사승인 2019.08.20  08: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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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데일리 창간4주년 특집인터뷰 '백제인' 호사카 유지
"악마들은 부를 주는 듯하면서 정신을 요구"
"아베는 한국을 속국으로 굴복시키려는 의도 한국은 극복할 수 있어"

호사카 유지와의 인터뷰는 포커스데일리 창간4주년 특집으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에서 진행됐다. 2019.08.10 이수진 기자 bright74@ifocus.kr

(서울=포커스데일리) 이수진 기자 = "우리는 일본의 속국도 아니고 예속된 나라도 아니다. 주권국가로서 1대1로 당당하게, 일본이 부당하게 나오면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고 절대 굴복하지 말아야한다. 굴복하면 또다시 무너지는 것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와의 인터뷰는 포커스데일리 창간4주년 특집으로 2부로 나눠 연재됩니다. 지난 ⓛ회에 이어 ②부입니다. <인터뷰① http://www.ifocus.kr/news/articleView.html?idxno=169030 >

호사카 유지 교수는 그 스스로 백제인으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한참 얘기했다. 이어 일본 아베 정권이 현재 의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느 방송에 출연하셔서 아버님께서 조상에 대해 연구하셨고 호사카 집안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백제인의 후손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친의 연구에 따르면 호사카 조상은 후지와라 씨라고 백제계로 알려져 있는 사람들이다. 일본은 성을 바꿀 수 있는 나라로 성씨는 씨족의 이름이라 혈통하고 관계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후지와라 씨에서 분파됐다. 그 중에 호사카가 있었다. 

호사카 일족은 무사들의 전투에서 패해 일본 중앙의 야마나시까지 피난을 간다. 그 곳엔 지금도 호사카촌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북쪽의 아키타까지 간다. 아키타에도 호사카가 굉장히 많다. 호사카라는 이름이 일본에 많지는 않지만 부친이 전문가들하고 호적 등 자료를 찾아 연구한 결과다. 

후지와라 성씨는 텐지 일왕의 측근이었다. 텐지가 여러 가지 연구에 의하면 확실한 백제계라고 나온다.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당시 백제 의자왕의 두 번째 아들을 일본에 보냈다. 부여 풍이라는 풍, 그 풍이 텐지왕이라는 이야기가 정확히 있다"

- 의자왕의 아들이 일본의 왕이 된 건가?

"이 부분은 일본에서 사실 금기시돼왔다. 연구가 옛날부터 있었으나 주류연구로 되긴 어려웠다. 왜냐하면 일왕이 백제계라고 하게 되니까. 720년에 말들어진 '일본서기'라는 역사서에서 텐지왕을 어떤 사람이 가리켜서 '한인'이라고 말한다. 당시 '한인'이라는 말은 '백제인'이라는 뜻이다. 

재야학자들은 이 문제를 계속 거론했다. 속일본기(797년)에 의하면 일본 제 50대 왕 칸무의 어머니 야마토노니카사가 백제계라고 나와 있다. 무령왕 직계 후손이다. 백제계가 이렇게 이어졌기 때문에 백제계 여성을 어머니라고 그랬다. 후지와라 씨가 무령왕 직계후손을 왕비로 데려왔다"

특히 야마나시에 갔을 때 진짜 놀랐던 것은 한마을이 다 호사카였다. 실제로 야마나시에 있는 호사카들은 자신의 조상이 한국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스스로 그런 의식을 어디서 갖게 됐다고 할 수가 있을까"

- 그래서 내안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 사실 일본민족의 거의 대부분이 대륙에서 간 사람들의 후손이다. 그것은 기원전 4세기 전부터 시작된 흐름이다. 백제 이전에 가야가 망해 가야의 왕조가 먼저 갔었다. 그다음 왕조가 백제로 바뀐다. 그런 식으로 해서 많은 한반도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사실이다. (일본은)그것을 다 잊어버린 것뿐이다"

 

호사카 유지와의 인터뷰는 포커스데일리 창간4주년 특집으로 남기창 대표/편집인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2019.08.10 이수진 기자 bright74@ifocus.kr

- 부인이 한국인으로 알고 있다. 교수님 관련 글을 보면 한국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동경대를 나왔다. 한국에서도 서울대 나오면 조금 다르게 보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특히 다르게 본다. 일본 여성들도 동경대 출신이다하면 그 자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한국도 서울대 나왔다면 조금 그런 경향이 있다.

"일본은 더 심한 것 같다. 나는 그것이 정말 싫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동경대를 나왔다고 하면 그때마다 친했던 관계가 아닌 뭔가 부담이 되는 눈으로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호사카 유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경대생 출신으로 본다. 일본여성들도 거의 그런 편이라 이런 게 싫었다.

1980년쯤 뉴욕에서 (일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로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당시 그 항공이 서울을 경유해 도쿄로 가는 편이 있어서 값이 좀 쌌다.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5시간 정도 여유시간에 일본인들을 위해 단체 버스투어 기회가 있었는데 판문점 등을 가는 코스였다. 그때 여성 가이드가  '일본이 왜 경제성장을 했는지 아느냐', '한국 때문에 일본이 돈을 번 게 사실 아니냐'는 등 이런 얘기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일본말로 엄청나게 핍박했다"(모두 웃음)

- 도발적인 가이드다.

"맞다. 도발적이었다. 물론 일본인이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런 가이드를 보며 한국여성이 굉장히 멋있다고 느꼈다. 일본인이 가이드라면 아무리 그런 속마음이 있어도 손님에게 맞춰서 할 텐데 그 한국가이드는 거침없었다. 그때 한국 여성 굉장하다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졌다. 일본에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았는데 한국은 아니었다. 그 다음에 한국말을 좀 배우고 가끔 한국말 연습 겸 한국에 오면서 한국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있다"

- 지금 아이치현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전시가 중단 사태 중이다. 일본 내에서는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일본 국민의 가장 문제는 '관심이 없다'다. 일본국민들은 정치적이거나 본질적인 부분에 약하다. 약하기보다 문제의식 자체가 상당히 낮다. 일본이 민주화가 됐다고 해도 진짜 민주화가 아니다. 뭐랄까 자유라거나 민주화라는 게 위에서 쥐어줬다. 패전 상태에서 맥아더가 준 것이고 그것을 지켜왔던 게 보수 주류였던 자민당이었다. 그러나 지금 극우파로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싸우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하는데 (일본 국민들은) 이제 등을 돌린다. 싫으니까"

- 일본은 중세 서양과 같은 구조의 봉건주의였다. 막부중심의 신하와 주종관계가 현재에도 이어져 정권에 순종적인 느낌이 든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촛불로 정권을 바꿀 정도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강렬하다. 일본인들은 역사적으로 복종의 문화이기에 극우 주류정치인들이 이게 맞다라고 하면 말씀대로 그대로 따라가는 건가?

"그대로 따라간다. 혹은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극우가 무엇인지,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한다. 깊이 들어가면 싸워야 되니까 그 자체가 자신에게 손해라는 것을 직감하는 거다. 이게 봉건사회의 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예 안하고 싫으면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즐기는 일본이기 때문에 정치하고 관련을 끊는 거다"

- 제가 아는 일본 친구들도 퇴근 후 편의점 들러 맥주 사들고 집에서 야구 보는 게 낙이라고 하긴 하던데

"맞다. 그리고 나이가 많아도 게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놀이 문화가 일본은 굉장히 많이 발달했다. 그래서 그런 취미에 빠져서 재밌게 살아갈 수 있다" 

-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성향?

"맞다. 히키코모리라는 약한 사람들이 많다. 학교에서의 이지메가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괴롭힘을 당하니까 학교에 안 가게 된다. 집에 있어도 (일본)어머니들도 나가라고 강하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본은 결석이 수능성적같은 입시와 거의 관계가 없다. 일본은 3분의 2정도 결석해도 감점 되지 않는다. 한국 어머니들과 달리 일본 어머니들은 '쉬고 싶으면 그냥 쉬어라' 그런다. 이 히키코모리족이 300만이 넘어 큰 문제다"

 

스스로 백제인의 피가 흐른다는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인을 좋아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근대사 역사 연구를 위해 한국인으로 귀화했다는 얘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2019.08.10 이수진 기자 bright74@ifocus.kr이수진

- 최근 SNS에서 일본에서 정치인들은 싸워도 국민들은 싸우지 말자는 의미에서 '#좋아요 한국'이라고 태그를 단 글이 확산되자 한국에서도 '#좋아요 일본' 태그를 달고 화답하는 글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또 일본인들이 작은 소녀상을 들고 외출해 사진을 올리는 퍼포먼스도 한다고 한다. 나름 일본에서도 한국 사람들하고 정치와 상관없이 잘 지내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많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많이 들어온다. 이유는 K팝, 한류 영향도 있지만 K팝스타나 한류스타가 일본말을 좀 하면 토크쇼에 나간다. 시청자들은 한류스타들이 일본어로 표현하는 것을 듣고 감동한다. 그게 큰 역할을 한다. 일본의 무사문화하고 한국의 유교문화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가족을 사랑하는 가족주의문화 등이 토크를 하면 금방 나타난다. 거기에 감동하는 일본인들이 많다. 그들이 K팝, 한류스타들의 외모가 예뻐서도 좋아하지만 (토크를 통해 드러나는) 내적인 부분까지 듣고 일본인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진짜 팬이 된다. 이런 상황은 내가 어렸을 때 한국을 좋아한 이유와도 비슷하다"

- 흥미로운 얘기다. 

"나도 어렸을 때 한국계로 알려진 가수들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가졌다. 초·중학교때 제일교포인데 자신은 '한국인이다'라고 이야기한 사람, 혹은 한국계로 알려진 사람들이 일본에서 큰상인 가요대상 등을 많이 받았다. 그때 상을 받으면 인사말을 한다. 일본인은 상을 받으면 고생 많이 했다고 그냥 울고 자신의 고생한 이야기만 많이 한다. 그런데 한국계는 울지 않는다. 울지 않고 자신이 고생한 얘기보다 '누구누구 때문에 감사하다'고 말해 인상 깊었다.

일본인들은 자신이 고생해서 상을 받았다며 우는데 (한국계, 재일교포계는) 울지 않는다. 누군가가 '보통은 우는데 당신은 왜 울지 않나요?'질문하면 '더 어려운 일들이 많았으니까'같은 대답을 했는데 내 생각에는 재일교포라 더 힘든 일이 많았을 거라 생각했다. 한국인이 성숙돼 있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받았다.

친구들 중에도 재일교포들이 있었는데 70년대니까 차별을 많이 받았을 무렵이다. 그 친구들은 다른 일본인 친구들보다 마음이 훨씬 성숙돼있었다.  (그런 모습에) 굉장히 끌렸다. 이런 것들이 한국인하고 결혼하는 복선이 됐다"

- 아베가 한국인들은 때리면 굴복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번 불화수소 포함 3개 품목 수출규제에도 '한국이 무릎을 꿇기는커녕 불매운동을 벌여 아베가 당황했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럼 아베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에게 외교적 해법을 얘기하는데 외교적 해법이란 건 무릎을 꿇으라는 얘기로도 해석되는데 

"아베정권은 박근혜 정권하고 비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정권은 처음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며 반일적이었다. 그런데 초기 배상을 요구했던 것에서 결국은 '보상'으로 끝나버렸다. (2016년 일본정부가 화해치유재단 출연금 지급) 10억엔을 받았지만 그것은 보상금이었다. 보상금이라는 것은 결국은 위안부는 합법이었다라는 합의가 들어있다. 일본은 박근혜정권에 대해 2013년부터 경제적인 보복을 운운하며 많이 협박을 했을 것이고 일본의 협박에 결국 굴복했다. 아베정권은 이번에도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강성이라는 판단에 한국의 심장부를 찌르는 실제적인 보복에 나섰다. 그래야 문재인정부가 손을 들 것이다라고 계산했을 것이다"

- 교수님 지적하신대로라면 아베정권은 더 강하게 문재인정부 끌어내리기로 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베정권이 원하는 것은 지금 문재인정권을 굴복시키고 그로 인해 한일관계가 좋아지면 좋은데 아닐 경우는 다시 정권을 바꾸고 굴복한 이후의 박근혜정권같은 후임을 원하는 것이다. 보수든 진보든 관계없다. 그들은 일단 극우의 논리에 굴복하는 정권이면 같이할 수 있다. '같이한다'라기보다 한국을 일본에예속시키고 사실상 속국처럼 취급할 수 있는 남한 정권을 원하는 것이다. 한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면 경제문제는 충분히 해결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굴복시켜놓고 계속 압박할 수 있다"

- 한 번 때리니 말 듣네 더 조이고 계속 굴복시키자?

"지금은 전쟁상태이고 우리는 주권행사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속국도 아니고 예속된 입장도 아니다. 주권국가로서 1;1로 (맞서라). 이렇게 부당하게 나오면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고 절대 굴복하지 말아야한다. 굴복하면 정신자체가 또 다시 무너지는 것이다"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경에 보면 재밌는 부분이 나온다. (마태복음 4장)예수가 사탄하고 대화를 한다. 세 번째로 사탄이 '엎드려 경배하라'며 자신을 숭배하라고 한다. 자신을 숭배하면 이세상의 모든 것을 준다고 한다. 그때 예수가 말한다. '물러나라'.

- 딱 맞는 비유다. 한국내 일부 보수세력이 말하는 식민지근대화론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그러니까 정신을 뺏어버리고 사실상 일본인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을 제 2의 일본으로 만드는 것이다. 1945년 이전의 정권을 최고의 영광의 시대라고 생각하는 아베정권이니까 지금 '아베를 따라오지 않는 한국은 필요 없다'는 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압박하고 굴복시키고 이름만 한국인 일본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2시간 이상 이어진 호사카 유지 교수와의 대화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면 당장엔 행복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파멸이다!'라는 그의 생각이 인상 깊게 자리하게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도 이렇게 당부했다. "악마들은 정신을 요구합니다. 대신 부를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를 갖고 있는 사람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니지요. 영혼을 판다는 것은 자신은 다 없어지고 완전한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아베정권이 그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절대적으로 거부를 해야 하며 지금의 한국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 bright74@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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