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등이 프리메이슨 이라는 주장도"
"자신이 인간의 운세를 보는 것에 통달했다고 자부"
드루킹의 자료창고. 현재는 내용이 비어있다. |
(서울=포커스데일리) 네이버 인터넷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민주당원 3명 중 한명인 김모씨(필명 드루킹)에 대한 경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루킹 문제가 불거진 게 경찰이 '드루킹'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김 모씨 휴대전화를 분석하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접촉한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과 김 의원이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기록이 있었다고 알려지면서부터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주말 여야 정치권은 이를 둘러싸고 전면전에 나선 형국이다.
문제는 드루킹과 그가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실체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드루킹' 김 씨는 '드루킹 자료창고'라는 이름의 경제, 시사 블로그를 운영했다. 김 씨는 16일 현재 누적 방문자 수가 987만 명에 이르는 시사, 인문, 경제 분야 '파워블로그'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씨는 블로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인터넷 카페·팟캐스트 등에서 친여권 성향의 논객 활동을 해왔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김 씨는 '경공모' 운영으로 확보한 회원들의 아이디를 댓글 조작을 하는 과정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등은 이른바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한 시험을 하면서 이왕이면 보수 진영에서 하는 것처럼 보이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누리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찰 역시 이런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사 착수가 민주당이 의뢰해 진행돼 왔기에 범행 동기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은 민주당원이며, 지난 1월 15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해 17일부터 반문재인 댓글을 달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는 16일 댓글 조작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드루킹'에 대해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루킹이 만든 모임 회원 A씨와 인터뷰가 진행돼 경공모 모임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A씨는 "2015년을 전후해 드루킹이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 글을 작성했고, 그런 상황에서 유망한 기업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 쓰러지면 소액 주주 운동을 해서 기업을 인수해 경제 민주화를 이루자는 뜻에서 모임이 만들어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회원들은 당시 드루킹이 경제상황 분석, 세계정치 이슈를 예견한 글이 잘 맞아들어간다고 생각해 매료됐다"고 했다.
또 드루킹은 정치권 이면의 가십거리도 회원들에게 공개해 어필하기도 했다면서 "자신이 인간의 운세를 보는 것에 통달했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송화비결'이라는 것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드루킹은 계속해서 새로운 예언을 내놓는 방식으로 회원들에게 지도력을 발휘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가운데 나온 게 일본 대침몰설이었다.
A씨에 따르면 드루킹이 일본이 침몰한 이후 발생한 피난민들을 개성공단에 이주시키도록 하고, 해상 자위대를 인수해서 중국내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식의 다소 황당한 논리도 전개했다는 것.
드루킹은 이외에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장들로 회원들을 선동해왔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워낙 높다보니 반기를 들 만한 내부 논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등이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같은 비밀 사제집단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리면서, 유력 대권 주자인 안희정 전 지사도 의도적으로 날렸다"고 했다.
게다가 가장 심각한 내용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책임이 있거나 최소한 방조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는 당선 이후 "'우리가 한 게 있는데 논공행상도 못 바라냐'는 인식이 생기자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 높여왔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에게 대선 이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A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앞서 지난 15일 민주당 관계자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특정 인물을 임명해달라고 김 의원에게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14일 저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이라는 분이 직접 찾아와 인사와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했고,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어떤 인사 청탁을 받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들어주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였다"고 답한바 있다.
경찰의 드루킹의 댓글 조작 수사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또 다른 한편은 네이버가 그동안 없다고 밝혀왔던 매크로를 통한 댓글·공감 수 조작이 가능 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