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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에 민감한 아베와 일본극우 "군국주의 부활에 방해"

기사승인 2019.08.04  21: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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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배우지 않은 자들은 그 역사를 반복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

지난 3일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됐다. 3년마다 열리는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주최 측이 4일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 중단을 강행했다.

전시회가 열리기 전부터 최근 한일 간의 무역 전쟁으로 과연 전시회가 무사히 진행될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이 되자 일본 내부에서도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며, 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도 작품 철수 절차를 밟는 등 양국에서 역풍이 거세다.

전날 폐관 시점이 넘어서까지 관람객으로 붐빈 전시장 입구에는 경비 인력이 집중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개막과 동시에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력과 우익 성향 시민의 테러에 가까운 항의로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고 전해졌다.

주최 측이 중단 이유를 사무국의 고충과 안전 문제를 내세웠지만 아베 정권과 우익 세력이 불편해해 전시를 닫았다는 게 일반인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해당 기획전 실행위원들은 트리엔날레 전시 중단 조처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곧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일본 아베 정권과 우익 세력들은 왜 그토록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과잉 반응이라고 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일본은 강제징용뿐만 아니라 이미 고노담화를 통해 잘못을 인정했었던 '위안부의 역사'까지 수정하고 이제는 아예 학생들의 교과서에 등장시키지도 않는다.

특히 현재 일본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아베 정권과 우익세력들은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등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고 부정하고 있다.

이 모든 역사 수정과 왜곡 행동의 배후 세력인, 일본회의는 이미 일본의 정계를 장악하고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군국주의 국가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최근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이 개봉해 화제를 끌고 있다.

이 영화는 일본 우익 또는 민족주의자, 역사 수정주의자들이 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숨기고 싶어하는지를 쫓는다.

30여명을 인터뷰 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지하거나 또는 반대하는 사람들의 발언을 번갈아 가며 다큐 영화 형식 그대로 여과 없이 그대로 전했다.

일본 우익들이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다", "위안부들이 정부에 의해서 동원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을 하면 그를 반박하는 또 다른 발언을 보여주는 식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감독은 미국 내 평화의 소녀상을 반대하는 단체, 난징 대학살이 실제로 없었음을 주장하는 단체 등 여러 우익 단체가 모두 연결돼있으며 이 중심에 아베 총리와 그의 '일본회의'가 있음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우익들의 본류인 일본회의가 일본의 전통종교 '신토'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까지 전했다. 전범들이 모여 있는 신사참배를 숭배하는 이들의 속내도 들여다 봤다. 

일본회의는 1970년대 중반 우파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1981년 결성된 보수계 종교단체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통합돼 1997년 5월 설립됐다. 

헌법 개정을 통한 천황제 부활 및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자위대의 군대화를 통한 동아시아의 패권 장악 등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 전반의 우익 인사들을 구심점으로 이념적 논리를 개발하고 제공한다. 왜곡 교과서 채택이나 독도 문제, 위안부 및 난징 학살 같은 역사문제를 물밑에서 지원하는 것 등이 두드러진 예이다.

특히 아베 정권에 대한 이 단체의 영향력은 폭발적이라고 한다. 일본회의 발족과 동시에 산하에 설립된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는 2015년 6월 기준으로 281명이 참가하고 있다. 

양심적인 일본인들은 우익 정치 세력들의 이 같은 역사 부정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전시 큐레이터들도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전시가 중단된 것에 '역사적 폭거'라며 항의했다.

지난 3일 큐레이터들은 "현대 일본의 '표현의 부자유' 상황을 생각하자는 기획을 전시 주최자가 스스로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폭거"라면서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4일 오후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바깥에서는 일본 시민단체 인사들이 모여 전시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고 한다.

시인, 수필가, 소설가 등 1000여 명이 가입한 일본 펜클럽은 전날 항의성명을 통해 "창작과 감상 사이에 의사를 소통하는 공간이 없으면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의 기풍도 위축된다"라면서 전시 계속을 주장했다.

해당 전시 작품을 철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온라인 서명운동 참여자도 4일 7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가린다고 지우려한다고 역사가 지워지지는 않는다. 일본 정부가 정녕 일본 시민들의 마음을 짓밟지 않으려면 일본군 성노예제 범죄를 인정해야 한다.

후손들에게도 있는 그 대로의 역사적 사실을 교육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도 물론이다.

'역사를 배우지 않은 자들은 그 역사를 반복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는 어느 역사학자가 주는 교훈을 아베 정권은 깊게 생각해야 한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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