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4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임은정 충주지검 부장검사가 김학의 사건 수사 발표와 관련 견해를 밝혀 주목된다.
임 검사는 4일 밤 페이스북에 "2017년 1월, sbs에서 수도권 모 간부의 술자리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었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은 보도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부의 불쾌한 행동에 대해, 검사들 역시 여느 직장인들처럼 즉석에서 항의하거나 감찰 요청하지 못하고, 뒷담화로 그 간부를 잘근잘근 씹는 방법으로 분노를 푼다"고 털어놨다.
임 검사는 sbs에서 보도되자, 그 청에서 즉시 감찰에 착수했지만 간부의 성희롱 유무를 감찰한게 아니고, 누가 제보했느냐를 감찰했다고 밝혔다.
이어 "콕 찍어서, 제가 제보한 것을 전제로, '누가 임은정에게 말하여 sbs에 보도되게 했냐'를 해당 청에서 족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그 청의 황당한 조치에 대해 불가촉천민인 저에게 전화하는 동료들이 너무 고마워서 여기저기서의 푸념들을 다 들어주고 있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겁에 질려 저를 의심하며 종래 자신의 말을 뒤집고 간부를 칭송하던 그 검사를,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제보자 색출 소동에 적극 가담하는 검사들을 그저 망연자실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임 검사는 김학의 사건 수사단의 수사결과를 예상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수사 의지와 방향은 수사단장을 보면 유추 가능하니까…"라며 이날 여환섭 단장의 수사결과 발표를 예상한 듯 적었다.
이어 "그래도 그때처럼 허탈하여 망연자실 쳐다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라고 마무리했다.
앞서도 임은정 검사는 김학의 사건 특별수사단장에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임명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바 있다.
2019.03.29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
임 검사는 지난 3월 29일 페이스북에 "여환섭 단장을 지명한 이유가 뭘까"라며 여 단장에 대해 언론들의 호평이 많이 보이지만 "면죄부 검찰의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되어 참혹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특검을 부르는, 공수처 도입을 위한 검찰의 자충수일까요?"라고도 했다.
임 검사는 "강원랜드 수사때 여환섭 검사장의 이름을 슬쩍 들었다"면서 "춘천지검 부실 수사로 검찰이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을 때 대검 반부패부 선임 연구관으로 그 사건 대검 지휘라인이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김학의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여환섭 단장은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김학의를 합계 1억 7000만 원 상당의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윤중천을 강간치상 사기 무고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의 여환섭 단장(청주지검장)이 4일 오전 서울 동부지검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다만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성폭행 공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이 피해자를 직접 폭행·협박하거나, 윤 씨의 폭행·협박 사실을 알고 성관계를 맺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경찰 수사와 인사 과정에 외압을 준 혐의로 수사 권고 대상이 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과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과 검찰의 '김학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과거사위에 의해 강력히 제기됐지만 결국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권력 개입과 관련된 핵심 의혹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데 대해 비난의 여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