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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조국 장관 딸 조민 학술대회 참석 여부…같은 동영상 다른 해석

기사승인 2019.10.08  11: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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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커 김동문 선교사 도움 동영상 분석
조민 측 주장 일관성 설득력 지녀, 검찰 입증 책임져야

/10월5일 채널 A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딸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 논란에 이어 서울대 국제학술대회 참석 여부를 두고 논란이다. 

논란의 불을 지피 건 지난날 25일 채널A가 "학술대회 당시 조 장관 딸과 한영외고 유학반 동기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 장모 씨와, 같은 또래인 조 장관의 친구 아들은 '이 회의에 단 하루 참석한 뒤 공익인권법센터 명의의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보도하면서 부터다.

보도는 "더구나 장 씨는 '당시 조 장관이 직접 전화했다'고 검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 5일 채널A는 [단독]이라며 "학술대회 동영상에 조 장관 딸만 없다"는 제목으로 검찰이 확보한 2009년 5월15일 열린 서울대 주최 국제학술대회 동영상에 조씨가 등장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당시 함께 인턴활동서를 발급받은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과 조 장관 친구 아들은 등장하지만, 조 씨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씨가 인턴 활동 증거라고 내세운 학회 동영상이, 거꾸로 조 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정황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친절하게 해석까지 내놨다.

앞서 채널A는 조민씨가 검찰 진술에서 "집에서 인턴활동을 했다"고도 보도했고 조씨는 지난 4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민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온갖 의혹과 거짓보도에 대해 "너무 잔인하다"라고 했다. 

그간 무차별 쏟아졌던 언론 보도에 대해 참았던 심경을 '잔인하다'라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정경심 교수 변호인단은 동영상 논란에 대해 6일 기자단에게 입장문을 보내 "조씨는 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공개된 학술대회 동영상 속에서 조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수사 중이어서 정정보도나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나, 공개된 자료와 배치되는 보도가 됐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이 전한 동영상에는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조 씨가 뒤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아래 사진)

 

조국 법무장관의 딸(빨간 원 안)이 2009년 5월 15일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가 개최한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한 증거로 공개된 사진/정경심 교수 변호인단 제공

그러자 채널A는 당일 보도에서 '방청석 가운데 고개를 숙인 한 여성이 보이지만 뒤로 잠깐 돌아본 여성의 옆 얼굴이 카메라에 순간적으로 잡혔고 얼굴 정면이 보이진 않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보도는 또 검찰은 이 영상 속에서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라며 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데다 앞서 조 씨의 친구 2명이 검찰에서 "학회에서 조민을 못 봤다"고 진술한 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라고 다시 한 번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힘을 실어줬다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검찰 주장을 그대로 옮기면서 조민씨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것 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처럼도 해석된다.

이러자 7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채널A 보도를 근거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상대로 "우리가 보기에 조국 딸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주 의원은 일단 얼굴이 다르고 '당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서 머리 스타일이 그 당시에 내가 기억하는 조국 딸 조민의 머리 스타일하고 전혀 다르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10월7일 채널A

송경호 3차장검사는 "해당 동영상은 수사과정에서 제가 확인한 바 있으나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채널A는 곧 바로 주광덕 의원의 주장을 다시 뉴스로 다루며 검찰과 조 씨 측은 동영상 속 인물이 누구냐를 두고 과학적 검증기법까지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10월7일 채널A

◆ 의문점ⓛ 채널A는 동영상은 언제 확보했나?

9월 25일 채널A가 최초로 보도한 내용을 다시 돌아보면 많은 부분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검찰 관계자의 해당 동영상 확보 시점은 언제였을까? 채널A를 비롯한 방송 매체가 이 동영상 내용을 확인한 것은 언제 시점일까? 정경심 교수 변호인단이 문제제기를 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일까? 매체는 보도를 할 때도 동영상 문제는 언급도 하지 못했다. 

또 동영상을 통해 장교수 아들과 박 변호사 아들의 학술대회 참석 여부는 언제 확인한 것일까?이 둘이 검찰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시점은 정경심 교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집행된 지난 달 23일 전후한 시기 중 언제쯤일까? 소환 조사 당시 이 두 사람은 검찰에서 이 동영상을 확인한 것일까?

 

2009년 5월 15일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를 주제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국제 학술회의. 서울대 법대 교수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좌장과 발표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 장관 딸과 한영외고 유학반 동기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 장모 씨와, 같은 또래인 조 장관의 친구 아들은 "이 회의에 단 하루 참석한 뒤 공익인권법센터 명의의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더구나 장 씨는 "당시 조 장관이 직접 전화했다"고 검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채널A(2019.09.25)


그런데 법조계와 서울대 등에 따르면 검찰도 조 씨가 인턴 활동 증거로 언급한 당시 학술대회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에는 조 씨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함께 인턴활동서를 발급받은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과 조 장관 친구 아들은 등장하지만, 조 씨 모습만 보이지 않은 겁니다. 장 교수 아들과 조 장관 친구 아들은 검찰조사에서 "단 한 번 학술회의에 참석하고 15일 짜리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받았다"고 시인하며 "당시 학술회의에서도 조 씨를 본 적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조 씨가 인턴 활동 증거라고 내세운 학회 동영상이, 거꾸로 조 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정황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채널A(2019.10.05)

/채널A

10월 5일 보도를 할 당시에 채널A는 '검찰도' 확보한 이 동영상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것인가 궁금하다. "일단 채널 A가 지금까지 취재한 바로는 검찰이 확보한 동영상에는 조민 씨가 등장하질 않습니다." 이같이 보도한 지난 5일자 자료 화면에 이 동영상이 등장하지 않는 것을 보면, 동영상 내용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 그리고 신원미상의 '서울대'는 이 동영상 내용을 확인하였는가도 되묻게 된다.


◆ 의문점②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상하다. "검찰은 이 영상 속에서 조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것 때문에 조민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동영상 속에서 장 교수 아들과 박 변호사 아들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채널A는 어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런데 동영상을 보면, 장교수 아들(추정)이나 박 변호사 아들(추정)의 모습은 정면 얼굴도 아니다.

장교수 아들 추정 인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동영상 갈무리
박 변호사 아들 추정 인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동영상 갈무리

화면 속 얼굴 크기도 조민 씨얼굴(주장)에 비해 작다. 생김새도 선명하지도 않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의 학술대회 참석은 동영상에서 확인했지만, 조민 씨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 참석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한 근거가 궁금하다. 조민 씨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 다른 두 사람의 얼굴도 확인할 수 없다.

◆ 의문점③ 조민 씨 추정 인물은 조씨가 아니다?

2009년 5월 15일 오후에 열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관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학술대회이다. 이 행사에는 한인섭 교수, 조국 교수 등 발제자 4인을 비롯해 모두 20명 남짓한 인원이 참석했다. 

동영상 분석 결과, 이 가운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참가자는 모두 5명으로 보인다. 장 교수 아들 장 모군(추정)과 박 변호사 아들 박 모군(추정)과 다른 여학생(추정) 그리고 조민 씨(추정)와 다른 한 남학생(추정)이다.(아래 사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동영상 갈무리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조민 씨라 주장하는 한 여성 왼쪽에 앉은 남학생(추정)과 대원외고에 다닌다고 밝힌 박 모군(추정)과 그 곁의 교복차림의 여학생(추정)이다. 전체 100석 정도 되는 서울대학교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최종길 홀)에 빈자리가 많음에도 두 사람이 붙어 앉아 있었다. 

장 모 교수의 아들로 보이는 다른 남학생은 따로 자리를 잡았으나 다른 네 명의 학생은 각각 자리를 같이 잡고 앉아 있었다. 교복을 착용한 조 씨(주장) 곁의 교복 차림의 남학생도 한영외고 유학반 학생 중 한 명으로 보인다. 대원외고생으로 자신을 밝힌 질문자와 그 곁의 여학생은 대원외고 교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 의문점④ 인턴 증명서? 교회체험학습 참가 확인서?

한영외고생 3명을 비롯한 생각보다 많은 수의 고등학생이 학술대회에 참여한 것이다. 센터에서 이 학생들에게 해당 국제학술대회 참가 확인서를 발급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학교에 제출하는 교외체험학습 참가 확인서의 의미에서 그렇다.

20여년간 입시 컨설팅을 해왔던 김호창 업스터디 대표는 이 논란에 대해 아래와 같이 그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렸다.

김호창 대표의 페이스북 담벼락 갈무리


"2009년 교육부 훈령 생기부 기재요령에 의하면 외부 활동에 대한 증명서 제출은 필요없음. 학생이 활동을 하면, 담임이 그에 대해 재량으로 기재할 수 있었습니다. 단 외부 수상은 그 증명서를 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인턴 활동에 대한 증명서는 필요도 없고, 필요도 없는 문서를 위조할 이유도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 위조했다고 해도 학생이 직접 활동을 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이것은 아래와 같은 조민 씨의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조씨는 이런 의혹에 대해 인턴 신청 과정부터 차분히 설명했다. "당시 유학이 목표인 친구들은 비교과 활동을 많이 해야 해서 서로 인턴 자리를 구해와 공유했다"는 그는 "서울대 인턴은 당시 인터넷에서 공고를 보고 내가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인턴증명서 또한 조씨가 대표로 받아서 유학반 친구들에게 나눠줬다면서 "당시 담당자가 누구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내게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분은 분명히 기억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한국일보(2019.10.03)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히는 교외체험활동은 취업활동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인턴'은 같은 단어, 전혀 다른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지금 논란이 되는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법인권센터 인턴 증명서의 '인턴'의 의미가 일반인의 취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 조민 씨 주장의 일관성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공익인권법센터 국제학술대회 동영상 자료에서 조민 씨만 없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학술대회에서 조민 씨를 본적이 없다고 두 학생이 말했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받아쓴 것으로 보이는 언론 보도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동영상 상태를 보면 조민 씨라고 정경심 교수 측에서 주장하는 인물의 선명도가 다른 두 명의 학생보다 더 선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조민 씨 측의 일관성있는 주장에 주목할 여지도 작지 않다. 그리고 조민 씨(주장)와 박 모군 옆에 앉았던 인물도 조민 씨의 학술대회 참여 여부를 둘러싼 논쟁의 중요한 핵심 증인일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국제학술대회 참여의 의미이다. 학내 관계자도 전혀 참석하지 않은,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라는 전혀 대중적이지도 않은 국제학술대회에 이렇게 많은 수의 고등학생이 참여했다. 게다가 오후 내내 영어로 발제하고 논찬하고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질문에 참여한 두 남학생의 경우, 해당 학술대회의 취지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제자의 발제에 대해서도 바르게 이해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것은 학생들이 해당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들이나 참가자들이 쉽게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맥락은 조민 씨의 인터뷰 내용을 연상시킨다. 그는 한국일보에 국제학술대회 참여 과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서울대 인턴을 집에서 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 인턴에 지원할 당시 서울대 담당자가 고등학생으로 국제행사 보조활동을 해야 하니, 2주 동안 사형제 관련 스터디도 하고 논문도 찾아본 뒤 학회에 참석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2주 동안 학교와 도서관에서 학회 주제에 대해 자료도 찾고 공부도 했다. 그런 뒤 학회에 참석했고, 최근 당시 학회 참석했던 동영상도 찾았다. 나중에 인턴증명서를 받을 때 활동기간이 15일로 돼 있길래 난 당연히 학회 참석하기 전 학교서 공부한 기간도 활동기간으로 포함시켜줬다고 이해했다. 10년 전 일이긴 하지만 당시 내게 증명서를 발급해준 분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 - 한국일보(2019.10.03)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처럼, 직접 학술대회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전혀 알 수 없는 자세한 이야기가 있다. 조민 씨 측이 밝히고 있는 내용이 이런 배경과 닿아있다. 이것은 조민 씨의 학술대회 참여 여부는 물론, 주목받는 동영상 속 인물이 조민 씨인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검찰측 주장의 증거는 어떻게 입증될 것인가?

채널 A 등이, 관련 동영상에 조민 씨만 없었다고 단정 지은 근거는 어디서 온 자신감이었을까?

 

/10월7일 채널A


"제가 보기에는 결정적으로 옆모습을 한 사진과 더 여러 가지를 확인해서 저걸 빨리 신속하게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이용해서 조국 장관의 딸과 동일한 인물인지 아닌지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 대검의 과학수사기법에 의하면 하루 내로 확인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논란을 빨리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 채널A(2019.10.07)

검찰관계자가 과학수사기법으로 수사한 결과였을까? 검찰측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확증 자료로 무엇을 제시하게 될는지, 이에 대한 조민 씨 측의 추가 반론 증거가 어떻게 보강될는지 그 과정에 눈길이 간다.

조민 씨의 학술대회 참여와 인턴증명서 발급에 관련해 누군가 한 쪽은 명백하게 사실에 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동영상 팩트체크와 관련 도움 주신 김동문 선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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